날 찔러내던 것들이 모여 내 피를 거둬
날 묻어냈던 그 기억들을 피해
꺼낸 가면들은 이젠 셀 수 없어
내가 내게 물어봐도 내가 누군데
난 가면 속에 숨은 어린애처럼
시선을 피하고 또 멋쩍은 웃음으로 대답해
난 내 삶을 적어내는 예술가
허나 지금의 나는 겁쟁이
가면 속에 가식이 내가 되버린 지금
내가 첫째로 해야 될건
사람들 눈을 피해 숨어서 몇몇의 질타에 겁먹어서
날 쳐다보는 거울속의 내 모습까지
피하게 된 나를 버려내고 부숴내
난 여러 물음에 고개를 저어냈고 답은 모르겠어
적어낼 시도조차 못했어 아니 안 했고 난 나태했어
고졸에 대학 때려 치고 부딫혀야 된다는 걸 나 자각해도
바뀐 건 뭐 좆도 없고 내려보던 시선에 반박 하나 못했어
역겨운 핑계거리에 살을 붙여 찌워낸 허풍은 어느새 내 모습이 되어
숨쉬기도 버거워진 나태 그 끝엔 어느새 냄새가 베어들어
먼 길을 돌아 품에 젖어든 눈물자국이 빛을 내어
더 깊게 나 빠져드는 꼴 못보겠다며
먼발치서 내게 그 두 손을 내밀어
난 버림 받은 거라던 자책이 무색하게 너무 따듯해서
붉어진 두 눈에 그걸 전부 담아내기엔 나 버거웠어 나를 본
시선에 담긴 동정 위로 따위 대신 날 꽉 끌어 안아주던
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꿇린 무릎피고 추하게라도 기었어
이젠 나 한 발 내딛을 테고 닿은 땅에 새겨내 내 발자국도
내릴 비는 씻겨내 줘 내 맘 한 켠에 남은 잿더미도
난 멍청하게 또 좆대로 뱉을 꺼고 너네들은 걍 지켜봐둬
내 꿈은 걷기만 하면 못 도달하니 지금부터 나 신발끈 묶을게
술, 마약, 섹스얘기
싹 빼고 새긴 벌스의 값은 못매겨
내 철학을 돈 주고 빌리는 거지
차지했다는 생각은 재껴둬 좀
철학 없는 예술가와 잉크 없는 펜촉
깨끗한 입술과 누런 혀 내게 그건
수치니까 내 이름은 빼줘
시체 놀이는 손 뗏어
계속 늘어나는 벌이들과 패
선택할 수 있음에 나 감사한데
결국 음악이 먼저
안 내키면 굶어 내 존심이 허락 안 해
빌어먹을 돈은 내 목을 조여와도
뱉는 건 나 떳떳할 꺼고
세상 바꿀거고 명반을 낼꺼고
나 멍청하대도 생각 안 바꿔
나 여기까지 한번 망설인 적 없었다면
거짓말이겠지 내가 말했던
방식들을 이뤄낸 이들이 입 모아 말해 걍 그만둬
난 못 관둬 내가 망해도 후회는 불태워 버릴테니
알아둬
난 내 목소리 위에 얹어내 내 꿈 또는 삶
그래 맞아
내가 뱉어낼 건 그녀들의 사랑에 관해
내 좆같은 삶 속의 추억에 관해
우리 부모님의 삶 속 그 안에
내가 태어난 배경 그때 우린 반 지하에
우리 엄마가 내게 준 것에 관해
우리 아빤 슈퍼맨이고 난 봤네
내가 꿈 꿧던 일상 그 안에
내가 채우지 못할 것 같던
내가 뱉어낼 건 친구들의 삶 예술가의 삶
날 모른 체 하던 너희들의 삶 또 우리의 삶
난 봤고 너넨 못본 것에 관해
난 사랑했고 받은 사랑에 관해
내 가슴을 찌르던 말들에 관해
날 만들었던 상처들 그 안에
내가 견뎌냈던 무게들에 관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