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랜만이네 넌 잘 지내니
오랜만에 난 수족관에 잠시 들렀어
난 수족관이라 하는 게 익숙하지만
네 앞에선 아쿠아리움으로 부른 그 곳
난 그 아쿠아리움으로 널 데려가겠다 했고
너도 푸른 빛 가득한 아쿠아리움을
참 좋아한다 했어
우린 그때 그렇게 서로 마음이
맞아 떨어지나 했는데
결국 우린 수족관 근처도 함께 안 갔어
지금 와서 보니 조금 후회가 돼
너에게 걸었던 마지막 전화가
울먹이면서 걸었던 전화인 걸
내 마지막이 얼마나 한심했니
푸른 수조 너머엔
내가 보고 싶었던 거북이도 있고
투명한 유리 너머엔
너를 닮은 수달이 잠 자고 있어
근데 결국 너는 여기 없는 걸
왜 다 지나고 나니
하지 못한 말들만 남는지
그냥 모든 기억들을
저 수조에 흘리고 싶어
잘 지내 잘 지내
이게 내가 하고 싶던 말이야
잘 지내 잘 지내
이게 내가 듣고 싶던 대답
몇 계절이 지나고 달력을 갈아
돌아온 건 너와 함께 했던 초봄
오랜만에 네 카톡 프로필 봤어
오랜만에 봐도 새삼 예쁘네 넌
이젠 널 지울까 해
돌아가도 돌아가지 못할 걸 아니
후회할 걸 아는데
마음은 자기 멋대로
가슴을 헤집고 있네
저기 헤엄치는 거북이를 보면
가끔은 참 부럽기도 해
나도 머릿속을 텅 비우고
따라 헤엄치고 싶은데
넌 이미 머릿속을 비운 지 오랠까
넌 날 기억이라도 할까
수조에 고기를 넣듯
곡 속에 널 가둔 나를 너는 이해해줄까
너와 나란히 걸었던 왕십리 그 길이
여기까지 이어졌담 어땠을까
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고
너는 지금 어떤 삶을 살았을까
너도 이런 내가 싫어
날 떠나간 걸 아니까
다음 사람한테 더 잘할래
배웠으니 고맙다 해 둘게
지금 와서 보니 조금 후회가 돼
너에게 걸었던 마지막 전화가
울먹이면서 걸었던 전화인 걸
내 마지막이 얼마나 한심했니
푸른 수조 너머엔
내가 보고 싶었던 거북이도 있고
투명한 유리 너머엔
너를 닮은 수달이 잠 자고 있어
근데 결국 너는 여기 없는 걸
왜 다 지나고 나니
하지 못한 말들만 남는지
그냥 모든 기억들을
저 수조에 흘리고 싶어
잘 지내 잘 지내
이게 내가 하고 싶던 말이야
잘 지내 잘 지내
이게 내가 듣고 싶던 대답
만약 잘 지낸다면 나는 어떨지
잠깐이라도 생각해 주겠니
매일 아침 해 뜰 날을 기다리면서
너가 일어날 때 쯤 잠을 청하게 돼
평소엔 나 잘 웃는거 알잖아
근데 지금은 보다시피 힘이 안 나
마치 수족관의 가오리처럼
사람들에게는 마냥 웃는 거 처럼
또 하지 못한 말들이
아직 기억에 남아서
아직 널 놓아줄
준비가 조금 덜 된 것 같아
정말 다 지나고 나니
왜 사랑해란 말 한번 못했지
별 거 아닌 일에 다툰
우리 사이를 탓해
잘 지내 잘 지내
난 너 없이는 힘들단 말이야
잘 지내 잘 지내
너가 좋아하던 아쿠아리움에서 기다릴게
오랜만이네 넌 잘 지내니
오랜만에 난 수족관에 잠시 들렀어
난 수족관이라 하는 게 익숙하지만
네 앞에선 아쿠아리움으로 부른 그 곳