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제야 찾았다
사람을 죽여드립니다 ...
여보세요 저기여
네.. 선금이여.. 네..
내가.. 암에 걸렸데..
7번의 수술을 해도 살아 날 확율은 5%..
온 몸에 싹 다 퍼졌데.. 그놈의 암세포가..
평소 병원을 멀리했던 내 고집의 최후
지금 난 너무 멀쩡한데 팔 다리 맘대로
움직일 수 있고 어제도 홍대에서 밤샜어
이렇게 젊고 멀쩡한데 암 말기라니..
이제야 자리 잡았는데 무덤으로 돌아가라니..
집 전세 빼고 통장 긁으면 1억5천
확율 5% 에 이 돈을 배팅 안해 못 고쳐
그냥 내 영혼이 편히 성불할 수 있게
피땀 흘려 번 전재산 복수에 올인 할래
동업하자며 돈 갖고 튄 10년 친구 영진이..
내 약혼녀하고 잤던 철수.. 그리고 그 잔 개년..
그리고 아빠한테 보증 서게 해서
우리 부모님 자살하기 만든 개새끼까지
그 쓰레기들은 지금 너무나 행복하게 잘 사는데
왜 나는 두려움에 떨며 죽음을 맞이하는데
인정할 수 없어.. 그래서 돈을 입금했어..
나는 계속 살아갈래 죽지 않고 날아갈래
불멸의 삶을 살아갈래 죽을바엔 너도 죽일래
어제 철수 오빠 죽었데..
오늘 새벽 스물네살 김모양이
불에 타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
자살의 흔적은 없었고..
너 뒷통수 쳤던 영진이 있잖아..
어제 교통사고로 죽었데..
하늘이 뻥 뚫리고 빛이 들어옴을 느껴
너무 통쾌해 먹구름은 갔어 비는 그쳐
꼭 범죄자들 사기꾼들이 오래 살더라
돈으로 안되는 거 없지? 이번엔 내 차례다
근데 제일 중요한 새끼의
소식이 들려오질 않아
여보세요.. 나머지 한명은..
잔금이요..? 그건 일 다 끝나고
드리기로.. 아.. 네 내일이요 내일 봽죠
네 여기 돈 가져왔어여..
(이쪽으로 오이소..)
여기 나머지 잔금..
(아이구 거 미안하게 됐습니다..
사람을 죽이러 가..
돈을 10배로 준다하지 않겠습니까..
어설프게 있는
사람으로는 요런데 오면 안됩니더
1억5천이면 그 사람들한테는
껌값이니께는 아이지..
껌값도 아니되지 뭐..
암튼 미안하게 됐습니다)
죽는다는 게 너무 두려웠어
영원히 잠을 자야 된다는 게
믿기질 않았어..
친구들도 다시는 못 보고
이 세상에서 완전히
사라진다는 게 믿어지질 않았어..
사람들은 종교를 믿고 후생을 믿어
하지만 나는 그러질 못했어..
그 두려움을..
어딘가에 표출해야만 했고
내가 암에 걸리게 만든
원인이라 생각했어..
죽기 싫어... 난....
죽기 싫어.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