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현동
수업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
다음 내리실 역은 굴레방다리
북적이는 시장 길을 지나면
어느새 익숙한 골목 냄새
감나무는 본 적 없지만
참 향기로운 이름 감골길
빛 바랜 비디오시티 포스터
그게 무슨 영화였더라
문득 출출해 문자를 남겨
자 사발면 먹을 사람 손 들어
설레는 맘으로 맘보슈퍼에 가자
젓가락은 네 개
반지하의 작은 창 틈으로
매일 밤 새어 나오는
노랫소리에도
너그럽던 어르신들의 모습만큼
푸근했던 동네
622-44의 안쪽 지하
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
떠나야 했건 여기서
새 꿈을 시작했건
모두 행복하길
샤워를 하며 자기도 모르게
한 소절 우리 노랠 따라 부르던
참 미안했던 주인집의 수험생은
좋은 어른이 됐길
한 겨울 화장실이 얼면
큰길 건너 있던 주유소에 갔지
그때도 손님이 없던
행화탕에 가면
우린 수영을 했지
치기 어린 이방인들을
말없이 품어 주었던
작은 골목길은
이제 흔적조차 없어져
버렸지만
흘러가는 인생
622-44의 안쪽 지하
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
떠나야 했건 여기서
새 꿈을 시작했건
모두 행복하길
그립단 생각이 들 땐
늘 조금씩 늦은 기분이야
622-44의 안쪽 지하
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
떠나야 했건 여기서
새 꿈을 시작했건
모두 행복하길
622-44의 안쪽 지하
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
떠나야 했건 여기서
새 꿈을 시작했건
모두 행복하길
모두 행복하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