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산을 폈다
아니 접었다
이 비는 멈춘 걸까
넘치게 왔었던 너의 흔적만
우산을 접다
다시 올까
바보 같은 생각에
마지못해 꺼내놓은 이 우산을
너와 다툰 후 또 전처럼
두 손을 꽉 잡고 이 길을 걸어 길을 걸어
난 아무렇지 않은 듯 네 눈치를 보며
낯선 이 분위기 속에서 슬쩍 티를 내며
늘 사랑이 그래 눈치 없는걸
달라질 것 하나 없는걸
왜 이런 너는 몰라
또 내게 묻겠지
매번 갑자기 내게 이별을 말하는지
우산을 폈다
아니 접었다
이 비는 멈춘 걸까
넘치게 왔었던 너의 흔적만
우산을 접다
다시 올까
바보 같은 생각에
마지못해 꺼내놓은 이 우산을
우산을 폈다가 다시 접었다
이젠 미치겠어 매번 그런 모습에
갈등을 주제로 하는 만남은
이젠 지쳐버렸어 쳇바퀴처럼 매일
우리 둘 다 너무 처량해 보여 꽤 한심해
우리 의견은 늘 싸우기 전과 같에
좀처럼 좁혀지지 않는
휴전 같은 이 상태는
긴장감만 가득해 필요해 안정제
알면서 돌아가는 너와 나의 모습
차라리 헤어질까 하다가도 묵음
하나부터 열까지 다 셌지 우린 오래전
숫자를 멈추길 원하지만 우산을 펴
우산을 폈다
아니 접었다
이 비는 멈춘 걸까
넘치게 왔었던 너의 흔적만
우산을 접다
다시 올까
바보 같은 생각에
마지못해 꺼내놓은 이 우산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