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벽
어떤이에게는 자기만에
시간을 갖게 해주는 이른 새벽
그 어떤이에게는
삶을 이어가기 위해
일을 하는 늦은 새벽
또 다른이에게는
하루에 첫 시간을 하늘에
두손모아 드리는 간절한 새벽녘
이른 혹은 늦은 새벽
손끝에 닿는 전화기에
의존하기 보단
눈을 들어 회색빛
하늘을 한 번 바라봐
차가운 바람따라
내린 새벽 이슬들은
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 데려갈까
이 시간엔 혼자인게 오히려 좋다
새벽녘 공기냄새가
나를 내 기억속으로
데려다주곤 조용히 소곤소곤
향수를 노래해준다
그 사람 그 곳 그 일 그 때
깊지도 많이 아프지도 않게
선선한 기억을
선물해 준다 당장 닥친
내 삶에 큼지막한 벽과
친구해 볼 수 있는 시간
차가운 바람따라
내린 새벽 이슬들은
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 데려갈까
젖은 머리로 계단을 내리는 여자
술취한 몸으로
겨우 계단을 오르는 여자
그들은 스치며 어떤 생각을 할까
평등한 이 사회가 만들어놓은
아이러니한 자화상
각기 다른 터전에서
전투를 하고 있을 뿐인데
누가 잘한다 못했다
결론 짓기는 너무 좀 그래
맑은 정신인적이 별로 없어
시간은 하루와 싸우다 지쳐
취해버리거든
나에 아버지도 그랬고
나역시 그 길에 들어선것 같애
강한척 해야만 하는 바보어른
이른 새벽녘이 돼서야
감춰둔 여리고 힘없는
날 몰래 꺼내 누가 들을까
소리없이 잠시 울거든
아무도 몰라야 하니까
아무도 알면 안되니까
차가운 바람따라
내린 새벽 이슬들은
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 데려갈까
차가운 바람따라
내린 새벽 이슬들은
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 데려갈까